[식품/라이프스타일] 베지마이트(Vegemite): 호주의 '된장', 그 애증의 역사

지역 재미있는 테마별 호주 역사

1. 베지마이트란 무엇인가?

베지마이트는 맥주 양조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효모 추출물로 만든 짙은 갈색의 스프레드입니다.

  • 맛: 매우 짭짤하고 씁쓸하며, 강한 감칠맛(Umami)이 특징입니다.
  • 영양: 비타민 B군(티아민, 리보플라빈, 나이아신, 엽산)이 매우 풍부하며 지방이 거의 없어 호주에서는 건강식품으로 통합니다.

2. 탄생의 역사: 위기에서 태어난 발명품

베지마이트의 탄생은 제1차 세계대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 영국 마이트(Marmite)의 부재: 1920년대 초, 호주는 영국에서 수입하던 효모 스프레드 '마마이트'를 즐겨 먹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수입이 중단되자 호주만의 대체품이 필요해졌습니다.
  • 프레드 워커와 시릴 칼리스터: 사업가 프레드 워커는 젊은 화학자 시릴 칼리스터(Cyril Callister)에게 개발을 의뢰했고, 1922년 맥주 효모를 가공해 베지마이트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 초기의 실패와 부활: 처음에는 마마이트의 벽을 넘지 못해 이름까지 '파윌(Parwill)'로 바꾸는 등 고전했습니다. 그러나 끈질긴 마케팅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호주 군대의 필수 보급품으로 선정되면서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게 되었습니다.

3. 호주인의 정체성: "Happy Little Vegemites"

1954년 방영된 라디오 및 TV 광고 CM송인 **"We're happy little Vegemites"**는 호주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광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들에게 베지마이트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호주인이라는 자부심과 유년 시절의 향수를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4. 맛있게 먹는 '황금률'

외국인들이 베지마이트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쵸코 잼처럼 듬뿍 바르기 때문입니다. 호주인들이 추천하는 정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갓 구운 토스트를 준비합니다.
  2. *버터(또는 마가린)**를 아주 듬뿍 발라 녹입니다.
  3. 베지마이트를 비칠 듯 말 듯 아주 얇게 펴 바릅니다. (검은색이 아니라 갈색이 보일 정도)
  4. 여기에 아보카도나 치즈를 얹으면 훨씬 풍미가 좋아집니다.

5. 재미있는 여담

  • 오바마와 베지마이트: 전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호주 방문 당시 베지마이트를 맛보고 "맛이... 끔찍하진 않지만(it's horrible), 굳이 다시 먹지는 않을 것 같다"는 솔직한 평을 남겨 호주인들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 기네스북: 베지마이트는 호주 가구의 약 80% 이상이 찬장에 비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