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역사상 가장 황당하면서도 처절한 기록 중 하나인 **'토끼와의 150년 전쟁'**은 단 24마리의 토끼가 대륙 전체의 생태계를 흔든 사건 입니다.
1859년, 호주 빅토리아주의 농장주 토마스 오스틴은 사냥을 즐기기 위해 영국에서 토끼 24마리를 들여와 풀어놓았습니다. 그는 "토끼 몇 마리가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이며,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호주의 따뜻한 기후와 풍부한 먹이, 그리고 천적의 부재는 토끼들에게 낙원이었습니다. 토끼는 1년에 최대 7번까지 번식이 가능했고, 순식간에 수억 마리로 불어나 대륙 전체로 퍼져 나갔습니다.
토끼들이 농작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고 토양을 황폐화하자, 호주 정부는 1901년부터 1907년까지 대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거대한 **토끼 방벽(Rabbit-proof fence)**을 건설했습니다.
물리적인 방벽이 실패하자 호주 정부는 1950년대에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바로 **생화학 무기(바이러스)**를 도입한 것입니다.
토끼와의 전쟁은 호주 생태계에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남겼습니다.
이 사건은 외래종 도입이 생태계에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전 세계적인 사례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호주인들에게 토끼는 귀여운 동물이 아니라, 반드시 통제해야 할 '가장 성공적인 침략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현재도 **울룰루-카타 추타 국립공원(Uluru-Kata Tjuta National Park)**을 포함한 호주 전역에서 토끼를 잡기 위한 방제 작업은 지속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150년 전 시작된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기술을 동원한 '관리 체제'로 전환된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울룰루와 같은 사막 지역에서 토끼는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단순히 총으로 잡는 단계를 넘어 다양한 과학적 방법이 동원됩니다.
현재 호주 정부와 국립공원 관리국의 목표는 토끼의 완전한 박멸보다는 개체 수를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게 유지하는 것에 맞춰져 있습니다. 토끼가 워낙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적응하고 번식력이 강해, 방제를 멈추는 순간 순식간에 다시 불어나기 때문입니다.
울룰루 주변에서는 토끼뿐만 아니라 **야생 고양이(Feral Cats)**와 여우를 잡는 작업도 매우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이들은 토끼를 먹이로 삼으며 번식하지만, 동시에 호주의 희귀한 토착 유주류(주머니쥐 등)를 멸종시키는 주범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