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뱃의 똥이 **'정육면체(주사위 모양)'**라는 사실은 생물학계에서도 오랫동안 미스터리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를 통해 이 기발한 형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진화했는지 과학적으로 밝혀졌습니다.
1. 왜 주사위 모양이어야 할까?
웜뱃은 시력이 매우 나쁘기 때문에 **후각(냄새)**을 이용해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고 소통합니다.
- 영역 표시의 깃발: 웜뱃은 자신의 굴 입구나 바위 위, 쓰러진 나무 등 높고 눈에 잘 띄는 곳에 똥을 누어 "여기는 내 땅이다!"라고 선포합니다.
- 굴러가면 꽝: 만약 똥이 다른 동물들처럼 둥글다면, 경사진 바위나 통나무 위에서 굴러 떨어져 버리겠죠? 웜뱃의 똥은 각이 져 있어서 아무리 가파른 곳에 두어도 굴러가지 않고 그 자리에 딱 고정됩니다.
2. 항문이 네모난 걸까?
많은 사람이 "항문 모양이 네모난가?"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웜뱃의 항문은 다른 포유류처럼 평범한 원형입니다. 비밀은 장(Intestine)의 끝부분에 있습니다.
- 불균등한 수축: 조지아 공대 연구진에 따르면, 웜뱃의 대장 마지막 25% 구간은 신축성이 부위마다 다릅니다.
- 딱딱한 곳 vs 부드러운 곳: 장의 단면을 보면 두 군데는 딱딱하고 뻣뻣하며, 나머지 두 군데는 부드럽고 유연합니다.
- 압축 성형: 장이 수축하면서 대변의 수분을 짜낼 때, 부드러운 부분은 크게 팽창하고 딱딱한 부분은 단단하게 압박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둥글었던 대변이 서서히 각이 잡힌 정육면체로 빚어지는 것입니다.
3. 엄청난 건조 성능
웜뱃은 사막과 같은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버티는데, 이는 대장에서 수분을 극단적으로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 웜뱃의 똥은 다른 초식동물보다 3배 더 건조합니다.
- 이렇게 수분이 쫙 빠져서 단단해진 상태로 장에서 압축되기 때문에, 몸 밖으로 나온 뒤에도 그 네모난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유지되는 것입니다.
💡 웜뱃 똥에 관한 소소한 상식
- 하루 생산량: 웜뱃은 하룻밤에 약 80~100개의 '벽돌'을 생산합니다.
- 정교함: 가끔은 아주 완벽한 주사위 모양이라 사람들이 "누가 깎아 놓은 거 아니야?"라고 의심할 정도입니다.
- 이그노벨상: 이 연구(웜뱃 똥이 왜 네모난가)는 2019년에 엉뚱하지만 기발한 연구에 주는 '이그노벨상' 물리학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