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은 1901년 호주 연방이 결성된 순간부터 1927년 캔버라로 의회가 옮겨가기 전까지 26년 동안 호주의 사실상 수도 역할을 했습니다.
1. 왜 멜버른이었을까? (시드니와의 밀당)
호주 연방이 탄생할 당시, 최대 도시였던 시드니와 멜버른 사이의 기싸움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서로 수도가 되겠다고 팽팽하게 맞섰죠.
- 타협안: 결국 "시드니에서 최소 100마일(약 160km) 떨어진 곳에 새로운 수도(캔버라)를 건설한다"는 조건으로 합의를 봅니다.
- 그동안은 어디서? 새로운 도시 캔버라가 완공될 때까지, 당시 가장 부유하고 기반 시설이 잘 닦여 있던 멜버른이 수도의 기능을 수행하기로 한 것입니다.
2. 📍 멜버른 시내에 남은 '수도'의 흔적
멜버른 시티를 걷다 보면 "여기가 진짜 수도였구나" 싶게 만드는 웅장한 건물들이 바로 이 시절의 유산입니다.
- 빅토리아 국회의사당 (Parliament House): 지금은 빅토리아 주 의회 건물이지만, 1901년부터 1927년까지는 호주 연방 의회가 열렸던 곳입니다. 당시 호주의 모든 국가적 결정이 이 건물 안에서 내려졌죠.
- 로열 익스비션 빌딩 (Royal Exhibition Building): 1901년 5월 9일, 호주 최초의 연방 의회 개원식이 열린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멜버른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정부 청사 (Government House): 로열 보타닉 가든 옆에 있는 이 건물은 당시 호주 총독의 관저로 사용되었습니다.
3. "수도는 뺏겼지만, 경제·문화는 못 준다!"
1927년 수도의 자리를 캔버라에 넘겨주었지만, 멜버른 사람들은 여전히 멜버른이 호주의 **'진정한 정신적 수도'**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금융의 중심: 수도 지위를 넘겨준 후에도 아주 오랫동안 호주의 주요 대기업 본사와 금융 기관들은 멜버른에 머물렀습니다.
- 문화와 스포츠: 현재 멜버른은 스스로를 **'호주의 문화 수도(Cultural Capital)'**이자 **'스포츠의 수도'**라고 부릅니다. 호주 오픈(테니스), F1 그랑프리 등 굵직한 행사가 멜버른에서 열리는 것도 이런 역사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죠.
4. 💡 멜버른 vs 시드니: 현재 진행형 라이벌전
수도 자리를 놓고 다투던 두 도시의 라이벌 의식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합니다.
- 시드니 사람들은 멜버른의 날씨를 놀리고, 멜버른 사람들은 시드니의 교통 체증과 얕은(?) 문화를 농담 소재로 삼곤 하죠.
- 최근 소식: 2023년, 인구 산정 방식의 변화로 멜버른이 시드니를 제치고 호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 타이틀을 탈환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