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는 야생 낙타가 중동보다 더 많이 살아, 역으로 중동에 수출한다.

지역 AUSTRALIA

1. 낙타가 호주에 오게 된 이유 (19세기판 4륜 구동)

1800년대 중반, 호주 내륙은 자동차도 기차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 사막의 배: 뜨겁고 물 없는 아웃백을 가로질러 짐을 나르기 위해 유럽인들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낙타를 수입했습니다.
  • 철도 건설의 일등공신: 호주 대륙을 종단하는 철도인 **'디 간(The Ghan)'**을 건설할 때 필요한 자재를 모두 이 낙타들이 날랐습니다. (참고로 '디 간'이라는 이름도 낙타를 몰았던 아프가니스탄 몰이꾼들을 뜻하는 'Afghan'에서 유래했습니다.)

2. "자동차 나왔으니 이제 나가!"

1920년대 들어 자동차와 트럭이 보급되자 낙타들은 쓸모가 없어졌습니다.

  • 야생화: 주인들은 낙타를 죽이는 대신 그냥 사막에 풀어주었습니다. 천적이 없고 먹이가 풍부(호주 특유의 관목들)했던 호주 사막은 낙타들에게 천국이었고,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현재는 약 100만 마리 이상이 야생에서 사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3. 중동으로의 역수출: "우리가 원조보다 낫다?"

여기서 반전이 일어납니다. 낙타의 본고장인 중동 국가들이 오히려 호주산 낙타를 수입하기 시작한 것이죠.

  • 청정 혈통: 중동의 낙타들은 가축화되어 질병(메르스 등)이나 근친교배 문제가 있는 반면, 호주의 야생 낙타들은 유전적으로 매우 건강하고 깨끗합니다.
  • 용도의 다양성: * 고기용: 사우디아라비아나 UAE 등에서 식용으로 수입합니다.

4. 멜버른에서 낙타를 만나는 법

멜버른 시내에서는 볼 수 없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호주 낙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낙타 농장 방문: 멜버른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낙타 우유(Camel Milk)를 생산하는 농장들이 있습니다. 낙타 우유는 소화가 잘되고 영양이 풍부해 최근 호주 건강식품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죠.
  • 낙타 비누/화장품: 퀸 빅토리아 마켓 등에 가면 호주산 낙타유로 만든 천연 비누를 기념품으로 살 수 있습니다. 보습력이 정말 뛰어나기로 유명해요!

💡 짧은 상식: 낙타는 호주의 환경 파괴범?

사실 호주 정부 입장에서는 야생 낙타가 골칫거리이기도 합니다. 한 번에 엄청난 양의 물을 마셔버려 원주민 공동체의 물 저장고를 거덜 내거나, 울타리를 다 부수고 다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매년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한 안타까운 소탕 작전이 벌어지기도 합니다